아르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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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 택한 '죽음'이란 거짓말…그리고 남겨진 자들의 방황
영화 ‘아침바다 갈매기는’ 제목을 되뇌며 생각했다. 아침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 어디로 날아가더라. 희망에 찬 아침 바다를 노 저어 가는 반복 후렴만 또렷하게 떠오르고 중간의 가사들은 머릿속에서 아주 사라져 버렸다. 어린 시절 동요는 이제 오래된...
2024.12.1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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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곤 실레에 영감 준 비운의 천재 오펜하이머…그는 왜 빈을 떠났을까
“야, 저게 대체 뭐 하는 짓이야? 당장 멈춰!”1909년 오스트리아 빈의 쿤스트샤우 극장. 무대 위에서 남자가 여자를 공격하는 순간, 객석에서 분노에 찬 고함이 터져 나왔다. 무대 위로 뛰쳐 올라가는 관객도 있었다. 연기자들은 놀라 도망가고 혼란...
2024.12.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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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도 푹 빠졌다…여자만 쓰는 줄 알았는데 '반전'
새빨간 카디건에 금색 체인 끈이 달린 커다란 누비 가죽 가방을 메고, 고운 분홍색 스카프를 머리에 두른 누군가가 은갈치 같은 자동차를 타고 공항에 나타났다. 얼핏 보면 영락없이 촌스러운 중년 여성을 묘사한 게 아닐까 싶지만, 뜻밖에 K팝의 원조 격인 지드래곤(GD)의 ...
2024.12.1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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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치마 입은 산타클로스의 재즈라니, 게다가 블루 노트!
그리 오래 전 이야기는 아니었다. 2024년 대한민국 도심에 즐비한 카페처럼 레코드점이 많았던 시절이 있었다. 레코드점 입구 바깥에 설치한 직사각형의 스피커에서는 엘피 음질을 머금은 음악이 솔솔 흘러 나왔다. 덕분에 걸음은 가벼웠고 겨울의 칼바람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았...
2024.12.1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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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디' 가질 수 없다면…난, 한잔만 마실래!
“음료라도 명품으로 마실래.”중국의 유명 밀크티 브랜드 ‘헤이티(HEYTEA·喜茶)’의 소비자들이 했던 말이다. 2023년 영국을 시작으로 호주, 말레이시아, 그리고 올해 초 서울까지 진출하며 해외 시장을 확장하고...
2024.11.2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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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빛·대양의 소리…천체가 깨운 감각의 제국
‘감각의 제국’. 아마도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심한 노출과 실제 정사 장면으로 논란이 됐던 이 영화를 쉬이 떠올릴 것이다. 한국에는 수위 문제로 한참 후에나 편집돼 프랑스어 제목인 ‘L’Empire des Sens&rsq...
2024.11.1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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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형제의 촌스러운 낙서, 담벼락 너머 세상과 소통하다
노랗고 커다란 얼굴, 통통한 몸통에 가는 팔다리. 일명 거미 체형인 주인공은 현란한 형광색 꽃바지를 입고 있다. 이 건물 또 저 건물에서 툭 튀어나오는데(튀어나오게 그려졌는데), 장난기가 가득하다. 약간 어설퍼 보이기도 하는 이 캐릭터는 최근 미술계가 주목하고 있는 그...
2024.10.0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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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통에 갇힌 英첩보원들…느려터진 말이 잘도 달린다, 우리처럼
영국 첩보 조직 MI5엔 변방의 조직 ‘슬라우 하우스(slough house)’가 있다. 우리말로 해석하면 ‘똥통 부서’쯤 된다. 슬라우 하우스의 지부장 잭슨 램(게리 올드먼)의 사무실은 반드시 창문이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
2024.07.1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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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역사가인가, 영화감독인가, 사회고발자인가, 미술가인가…모두가 나다
‘혼돈의 시대에 질서를 만드는 예술가.’영국의 영화감독이자 예술가 존 아캄프라(66)에 대해 세계 미술계가 보내는 찬사다. 그는 20대였던 1982년 런던에서 이민자 예술가 단체 ‘블랙 오디오 필름 콜렉티브(BLFC)’를 설립...
2024.05.02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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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처럼 쌓인 군침 도는 '볼롱의 버터'…그런데 왜, 상온에 놓았을까
좋은 작품은 바로 마음에 들어온다. 말하자면 ‘꽂히는 것’이다. 앙투안 볼롱(1833~1900)의 ‘버터 더미(Motte de Beurre)’가 그렇다. 하, 그 버터 참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버터의 질감이 너무나 좋은데 비단...
2024.04.1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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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 男가수 '실종사건'…세계는 지금 디바들의 전성시대
“가수든, 엔지니어든 진정한 음악가가 되고 싶은 여성은 ‘한 단계 더 발전(Step Up)’할 필요가 있다.”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상인 그래미어워드를 주최하는 미국레코딩아카데미의 닐 포트노 대표는 2018년 1월 시상식이 마무...
2024.03.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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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에 남자가 사라졌다! 스위프트·아일리시가 장악한 음악 시장 [오현우의 듣는 사람]
“가수든, 엔지니어든 진정한 음악가가 되고 싶은 여성은 ‘한 단계 더 발전(Step Up)’할 필요가 있다.”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상인 그래미어워드를 주최하는 전미 레코딩아카데미의 닐 포트나우 대표는 2018년 1월 시상식이 ...
2024.03.1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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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처럼 그리고 싶다'는 욕망…고흐를 강박에서 해방시켰다
1886년 2월의 마지막 날, 고흐는 파리로 향했다. 학적을 두고 있던 벨기에 안트베르펜의 왕립미술원을 뒤로한 채였다. 몽마르트르에 있는 동생 테오의 집에 머무는 동안 그는 밝은 톤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작품으로 ‘물랑 들 라 갈레트(Mou...
2024.02.0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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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드 하면 샤넬? 원조는 양치기 패션이야
멋을 낸 듯 아닌 듯,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소재로 승부하는 ‘올드머니 룩’. 요즘 패션계를 장악하고 있는 트렌드다.벼락부자들의 과시용 패션이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 때부터, 대대로 부유한 집안 출신의 후손들 같은 패션. 큼직한 브랜드 로고보다는 우...
2024.01.2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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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샷만 찍고 와서 미안! 하늘 아래 또 다른 하늘이 볼리비아의 눈물 호수였다니…
볼리비아는 우리에게 참 생소하다. 전통적인 남미의 강국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칠레, 혹은 잉카문명의 보고인 페루에 비해 크게 내세울 것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 나라는 최근 들어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국인이 가장 방문하고 싶...
2024.01.1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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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만 되면 빌보드 1위 꿰차는 이 캐럴…재즈 13곡 섞어 만들었다
1994년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12월만 되면 빌보드 차트 1위를 석권하는 노래가 있다. 머라이어 캐리의 캐럴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다. 성탄절 연휴가 끝난 이번 주에도...
2023.12.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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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캐럴은 재즈처럼 들릴까, 美 대중음악에 숨은 비밀 [오현우의 듣는 사람]
매년 성탄절 연휴가 시작되기 한 달 전부터 빌보드 차트에 진입하는 노래가 있다. 바로 머라이어 캐리의 캐럴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스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이야기다. 머라이어 캐리는 1994년 이 곡을 ...
2023.12.2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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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도자기를 와르르 구겼다…실패도 해봐야 실력이 느니까
새옹지마. 물레를 차면서도 새삼 깨닫는 인생의 진리다. 어느 날은 마치 내 손이 요술방망이라도 된 것마냥 손이 흙을 타고 노닌다. 흙덩어리가 웬일로 내 말을 이렇게 잘 듣나 싶을 때, 흙기둥이 쭉쭉 올라갈 땐 마냥 기쁘고 즐겁다. 특히 달항아리의 배 부분을 불룩하게 낼...
2023.10.2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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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앞으로 다가온 美 대선, 음악계에서 불붙은 대리 선거전 [오현우의 듣는 사람]
내년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1년여 앞두고 미국 대중문화계에서 보수 지지자들의 역습이 펼쳐지고 있다. 컨트리송을 앞세워 지지세를 결집했다. 백인 노동자 계층이 대중문화계에서 소외당하고 있다는 억울함이 컨트리송을 통해 분출된 것이다. 진보 진영에선 경각심을 ...
2023.10.1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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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청중 한일전? 빈필 클라리넷 수석이 말하는 미묘한 차이
나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자로서뿐만 아니라 솔리스트나 앙상블로도 세계를 순회하며 외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아시아 국가는 투어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클래식 음악에 있어서 아시아 청중은 가장 열정적인 국가 중 하나다. 아시아에서 클래식 음악가들이 경험하는 ...
2023.10.0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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